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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하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

개척하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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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교수

(고려신학대학원)

 

 

 

 

   교회 쇠퇴의 시대에 교회 개척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열심히 해도 자립은커녕 생존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열심히 노력하는 것보다 방향을 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교회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방향을 잘 정해야 한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계속 불필요한 어려움으로 고생만 하게 된다. 하지만 교회 개척의 방향을 잘 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려운 과제일수록 정답을 찾기 보다는 오답을 통해 길을 찾는 것이 더 유익할 수도 있다. 필자의 개인적 경험에 근거하여서 몇 가지 중요한 오답들을 제시하니 교회를 개척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소망한다.

 

 

1. 대형교회를 따라하지 말 것

 

   작은 교회의 부실은 대형교회를 따라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교회를 개척하는 목사가 대형교회 모델을 따르는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하나는 보고 배운 것이 그것 밖에 없을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대형교회를 꿈꾸기 때문이다. “대형교회 따라 하기”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예배이다. 예배에 있어서 특별히 찬양이 그러하다. 찬양만 놓고 보았을 때 대형교회나 작은 교회는 찬양의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서 거의 차이가 없다. 단언하건데 요즘 보편화된 찬양팀이 주도하는 찬양 집회는 소형교회보다 대형교회에 적합하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개척교회를 시작하는 목사들은 어느 정도 상당한 규모 있는 교회에서 부목사로 있다가 사임한 사람들이다. 대형교회에서 인정을 받은 목사들은 개척을 할 때 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형교회에서 경험한 것들은 10여명 남짓 모이는 작은 교회를 목회하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형교회와 소형교회는 다 같은 교회이지만 목회의 생태는 전혀 다르다. 이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대형교회의 모델을 별 생각 없이 따르는 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것이다.

 

 

 

2. 일을 벌이지 말 것

 

   작은 교회는 규모가 작다보니 뭔가 일을 자꾸 시도하려는 경향이 있다. 사람이 몇 명 되지도 않는데 조직을 만들고 위원회를 꾸리기도 한다. 교회 조직은 정말로 필요한 만큼 최소한으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좋다. 예배도 주일학교와 어른을 나누기 보다는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좋다. 주일학교와 중고등부를 나누게 되면 각 부서마다 교역자나 담당자가 필요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작은 교회나 큰 교회나 필요한 교회 직원의 숫자는 차이가 없게 된다. 재정적으로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필요한 교역자를 확보하는 것은 쉽지도 않을 뿐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

 

   작은 교회는 일군이 적기 때문에 일을 줄이는 것이 답이다. 교회의 일 중에서 필요없는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다 필요하다. 따라서 목사가 해야 할 일은 필요성의 우선순위를 따지는 것이다. 할 만한 여력이 없으면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배 참석 숫자를 확인하는 일을 예로 들어보자. 이런 일은 본질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교회 일은 아무리 작은 일이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짐이 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3. 소수에게 의존하지 말 것

 

   사람을 신뢰하는 것과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목사는 기본적으로 성도들을 신뢰하여야 한다. 작은 교회에서 성도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목회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신뢰가 그들에 대한 의존으로 발전해서는 안 된다. 목사가 특정인들에게 지나치게 의지하는 순간 목회는 병들기 시작한다. 물론 처음에는 교회를 세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언젠가는 그들에게 휘둘리게 된다. 또한 목사의 과도한 의존은 해당 성도로 하여금 지나친 부담을 느끼게 만들어서 때가되면 교회를 떠나게 할 수도 있다.

 

   소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회의 봉사를 적절하게 돌아가면서 맡기는 것이다. 특히 재정과 같은 중요한 일은 한 사람에게 맡기는 것보다는 지속적으로 서너 명이 돌아가면서 봉사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교회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회원이 교육을 잘 한다고 하여 그 일을 계속 그 사람만 하게 하면 결국 교육에 있어서 그 교회는 그 사람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모든 봉사는 시간이 지나게 되면 권력화되는 특성을 보인다. 일을 잘 한다고 그 사람에게 계속 일을 맞기면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는데 이것은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는 데 있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4. 비법을 추구하지 말 것

 

   개척교회 목사에게 가장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이 교회 성장과 관련된 비법 세미나이다. 작은 교회 목사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성장의 비법을 찾고 있다. 그들에게 비법이 없다는 말은 절망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비법 장사가 여전히 호황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비법은 비범한 능력을 소유한 사람에게 특별한 장소에서 특정 시기에만 통할 뿐이다. 교회 성장의 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작은 교회 목사들이 더 이상 허황된 꿈을 쫓아다니지 않기를 바란다.

 

   비법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교회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작은 교회가 수두룩하다 보니 교회마다 자신의 독특성을 자랑한다. 교회의 하나됨 보다는 특별함을 홍보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 홍보 속에서 작은 교회는 저마다 생존을 위해서 경쟁하며 몸부림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행태가 교회를 살리기보다 오히려 교회를 서서히 말라죽게 하고 있다. 작은 교회는 경쟁을 거부하고 하나됨과 보편성을 추구함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5. 방문자에게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지 말 것

 

   방문자에게 작은 교회는 공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교회 현관문을 열 때에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시선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방문자들에게 관심을 전혀 주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들에게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는 것도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신자들은 다음과 같은 선입관을 가지고 있다. “작은 교회에 가면 봉사를 많이 해야 한다. 작은 교회에 가면 헌금을 많이 해야 한다. 작은 교회에 가면 빠져 나오기 힘들다... ” 안 그래도 이런 선입관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방문자의 심정이 어떻겠는가? 

 

   방문자를 평안하고 따뜻하게 맞이하되 그가 가질 수 있는 부담은 최대한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방문자가 왔을 때 일어서서 전 회중에게 소개하도록 하기 보다는 차라리 기존의 성도들 중 한두 분을 일어서게 하여 새 신자에게 소개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방문자로 하여금 억지로 등록하게 하기 보다는 방문자와 교제를 나누는 그 자체를 기뻐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방문자가 다음 주에 오지 않았다고 해서 낙심할 필요도 없다. 교회와 목사에 대한 좋은 인상이 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 첫 방문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면 비록 본인은 그 교회에 출석하지 않더라도 주위에 있는 지인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소개할 것이다.

 

 

6. 예배를 지루하게 하지 말 것

 

   예배는 교회의 얼굴이다.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지만 사람은 외모로 판단한다. 예배가 지루하거나 지루하게 느껴지는 한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작은 교회가 예배를 지루하지 않게 하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예배 분위기를 인위적으로 띄우는 것도 문제이지만 예배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드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작은 교회일수록 성찬이 포함된 예전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교회는 예전을 통하여 예배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예배를 지루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설교이다. 설교 시간이 길다고 지루하고 설교시간이 짧다고 지루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설교 시간이 길면 지루할 가능성이 훨씬 많다. 설교 분량이 많으면 훨씬 더 생동감 있게 설교를 구성해야 한다. 그럴 능력이 떨어지거나 그런 설교를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설교시간은 짧은 것이 좋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설교 시간은 30분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많은 것을 설명하기 보다는 핵심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설교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작은 교회 목사는 설교 내용만 올바로 전했다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7. 작은 일을 소홀히 여기지 말 것

   교회를 개척하다 보면 목사들이 이상하게 작은 일에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많다. 개척교회는 목사를 감독할 사람이 없으니 나태해지기 쉽다. 개인 경건 생활(기도나 독서)이 의외로 약한 목사를 많이 본다. 가정 예배도 건너뛰는 경우도 늘고 설교 준비도 대충하게 된다. 교인이 늘지 않으니 교인을 피상적으로 대할 뿐이다. 비록 교인은 늘지 않더라도 복음에 대한 열정과 교인에 대한 사랑과 가정에 대한 애정은 늘어가야 한다.

 

   작은 교회 목사의 가장 큰 단점은 노출빈도가 높다는 것이다. 작은 교회에서는 목사의 모든 삶이 공개 된다. 이것은 목사에게 보통 무거운 짐이 아니다. 결국 모든 면에서 탁월한 인격을 갖추지 못하면 성도들로부터 신임을 얻을 수 없다. 성도들은 의외로 작은 일 하나에 근거하여 목사의 전 인격을 판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작은 교회 다니는 성도일수록 목사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항상 겸손하게 작은 일에 충성하면서 겸손하게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해야 작은 교회의 목회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다.

 

 

8. 비판하지 말 것

 

   비판하지 말라는 주님의 명령에 작은 교회 목사들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작은 교회 목사들은 노회나 대형교회에 대하여 비판적이다. 그 비판 중 대부분 맞는 말이고 온 교회가 귀를 기울여야 할 말이다. 하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그런 비판들이 별로 유익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대형교회의 문제점을 비판한다고 해서 대형교회가 바뀌겠는가? 또한 그 비평이 본인이나 본인 교회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아주 예리한 비평적 능력을 가진 목사를 좋아하는 성도들은 많지 않다. 성도들이 그런 목사의 비평에 동의는 하겠지만 그 목사를 신뢰하고 따라가지는 않는다.

 

   비판이나 비평은 항상 자기 자신을 먼저 향해야 한다. 비평은 자기 눈에 티끌을 뺀 후에 해야 한다. 아쉽게도 비판을 잘하는 목사들은 자기 자신을 비평하는데 인색하다. 책임을 모두 남에게 돌리는 경향이 강하다. 교회가 잘 성장하지 않는 것이 대형교회 때문이고, 노회가 도와주지 않기 때문이고, 성도들이 봉사를 잘 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자기는 설교를 잘 하는데 성도들이 이해를 잘 못한다고 판단한다. 그렇게 되면 비평은 불평으로 들리고 불평은 성도들로 하여금 짜증나게 한다. 그 불평이 강단에서 설교로 표현되는 순간 목회는 끝났다고 보아야 한다. 목회에서 받는 온갖 어려움은 기도 시간에 하나님께 전달하는 것이 가장 좋다.

 

 

9. 혼자 놀지 말 것

 

   작은 교회 목사들은 일반적으로 위축되어 있다. 위축되다 보니 교제하는 범위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꾸 축소되는 경향을 보인다. 목사는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를 교인들과 의논할 수 없는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동료 목사나 멘토가 필요하다. 그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과 대화를 하면서 위로를 얻을 수도 있고 여러 가지 통찰력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교회 목사일수록 좋은 친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이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 좋은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는 본인이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하는데 작은 교회 목사는 이 점에서 약점을 이미 가지고 있다. 사람을 모른 상태에서 작은 교회 목사와 친구를 하려는 목사가 얼마나 되겠는가? 목사의 경우 좋은 동역자를 사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식적인 제도를 사용하는 것이다. 시찰회나 노회 안에서 또는 신학교의 동기 중에서 동역자를 찾는 것이 좋다. 신학교에서 개설되는 동/하계 목회대학원에 계속 참석하면 자연스럽게 같은 성향의 목사들과 교제를 나누게 될 것이다. 작은 교회 목사는 교제권을 지속적으로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목회는 마라톤이기 때문에 작은 교회 목사들은 이와 같은 교제를 통하여 새로운 힘을 항상 공급받아야 한다.

 

 

10. 고집 부리지 말 것

 

   작은 교회 살아남기 강의를 많이 하면서 발견한 것 중의 하나는 의외로 상당수의 작은 교회 목사들이 고집이 세다는 것이다. 고집이 세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고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태도는 목회에 있어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성도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하고, 사모의 조언을 간단하게 잔소리로 치부해 버린다. 교회가 작다고 해서 자기 마음대로 목회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목회는 마음대로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교회를 제대로 세울 수는 없다.

 

   물론 목회자는 올바른 소신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그것을 실현하는데 있어서는 성도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소신은 공감을 통해서 실현될 때 큰 힘을 가진다. 소신을 밀어붙이면 일은 성공하겠지만 성도의 마음을 잃을 뿐이다.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성도들에게 충분히 내용을 설명해야 하고,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야 하는데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결국 인내하면서 기다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공감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성급한 목회는 부실을 초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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